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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양①, “안철수와 오세훈이 박원순의 서울시를 탄생시켜”

  • 이현중 편집위원
  • 등록 2021-03-04 15: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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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콘서트는 88만원 세대로 내몰린 팔팔둥이들과 공감하려 만들어졌다

공희준 : 후보님께서는 출마선언의 첫마디로 “정권교체 선거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야당 후보들만을 선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는 메시지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이는 후보님의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미래당을 현재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나 또는 위성정당처럼 보이게 만들 위험성이 있습니다. 더욱이 이번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직전 서울시장의 불미스러운 낙마로 말미암아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사실을 감안하면 후보님의 그러한 말씀은 더불어민주당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느낌을 시민들에게 줄 수도 있습니다. 왜 집권여당 비판이 아닌 야당을 질책하는 방향으로 출마선언을 하셨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설명해주십시오.

 

서울시장 선거는 서울시민들의 삶과 미래를 다뤄야


오태양 후보는 시장선거가 정권의 향방을 다투는 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사진=최인호 기자)

오태양 : 제가 발표한 출마선언문의 요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천만 서울시민의 삶과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라는 점에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을 다시 뽑아야 하는 데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릴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집권여당 소속이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에게 이번 보궐선거의 원천적 귀책사유가 있다는 지적에는 저 또한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책임소재의 범위를 더욱 넓힌다면 보수 야당들 역시 책임을 추궁당해야만 하는 입장입니다.

 

박원순의 서울시가 어떻게 해서 탄생할 수 있었겠습니까? 당시의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 전 시장이 각급 학교에서의 무상급식을 정치적 볼모로 삼다가 그게 여의치 않자 서울시장을 갑작스럽게 사퇴한 탓이었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나경원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오신환 전 의원을 누르고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전에서 승리하면서 서울시청으로의 권토중래를 10여 년 만에 마침내 노릴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누구 덕택에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가 있었겠습니까? 현재는 국민의당 대표로 있는 안철수 전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원순 지지 선언이 결정적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지나간 과거의 책임을 추궁하는 일에만 골몰하다 보면 집권여당도, 제1야당도, 제3지대로 거론되는 세력도 바로 자기 발등만 찍게 돼 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정권심판을 위한 선거로 규정하게 되면 서울시민들의 소중한 삶과 미래가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에 필요한 불쏘시개쯤으로 폄하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선거는 짧지만 서울시민의 삶과 미래는 깁니다. 시민들의 삶과 미래가 일회용 선거용품 정도로 가볍게 취급당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보수 야당이 제기하는 정권심판 프레임에 그와 같은 이유와 판단에서 찬성할 수가 없습니다.

 

서울시장 선거가 정권심판 구도로 흐르게 되면 건전하고 합리적인 정책 검증과 대안 논쟁은 완전히 실종되고 맙니다. 다음번 대통령 선거가 아직 1년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 정권탈환과 정권재창출 가운데 하나를 택일하도록 거칠게 강요하게 됩니다.

 

서울시민들은 선택을 강요받는 타율적 대상이 아닙니다. 저는 만약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자가 정권재창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목적에서 금번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고 얘기한다면 제가 지금 보수 야당을 질타하는 것보다 더욱더 혹독하고 격렬한 강도로 여당 후보를 질타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이번 선거가 정권재창출의 발판을 다지는 선거라는 식의 소리를 아직까지는 노골적으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간에 시민들의 삶과 미래를 무시하는 선거운동을 하는 쪽이 있다면 그 즉시 단호하고 선명하게 맞설 작정입니다.

 

서울시장 선거는 정책 중심의 선거로 확실하면서도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만 합니다. 그러자면 선거를 정권심판의 절호의 기회로 호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권재창출의 요긴한 계기로 왜곡하지 말아야만 합니다. 저는 여야 모두가 서울시장 선거를 구도를 짜고 진영을 강화하는 구태의연한 정치공학의 무대로 악용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안철수와의 인연의 시작은


오태양 후보는 청춘콘서트의 성공에는 많은 사람들의 기여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사진=최인호 기자)

저는 안철수 대표와는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청춘콘서트는 지금부터 10년 전에 젊은이들에게 감동과 위로와 희망을 안겨주었던 최고의 히트상품이었습니다. 그 청춘콘서트를 최초로 제안한 사람이 다름 아닌 저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청년들의 삶은 팍팍하고 고단하기만 했습니다. 남들은 선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학교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재학 중인 장래가 촉망되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88만원 세대’ 담론이 국민들의 입에서 수시로 오르내렸습니다.

 

여기에서 88만원 세대에 대한 설명을 잠깐 드리고 싶습니다. 1988년도에 태어난 아기들은 ‘팔팔둥이’로 불리면서 우리 사회의 기대와 축복을 한껏 받았습니다. 그즈음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쟁의 상처와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지긋지긋한 가난을 드디어 극복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산업화가 달성되었고, 절차적이고 제도적인 민주화도 일정 정도 이룩됐습니다. 이 모든 성취들을 통틀어 ‘한강의 기적’이라고 명명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팔팔둥이들이 우리나이로 열 살이 될 무렵에 단군 이래 최악의 국란이라는 외환위기 사태가 터졌습니다. 비록 아직은 어린 나이었어도 그들에게는 엄청난 심리적 충격과 후유증을 남기는 사건이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팔팔둥이들이 20대에 접어드는 시점에 때맞춰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이것이 꿈과 희망의 상징이었던 팔팔둥이들이 절망과 포기의 대명사인 88만원 세대로 자기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변해가는 사회경제적 과정이었습니다.

 

상당수의 88만원 세대는 빚을 진 상태에서 사회 초년병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무거운 학자금 대출을 등에 짊어지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습니다. 게다가 안정된 주거환경을 마련하려면 또다시 은행창구를 찾아가 대출 담당자를 만나야만 합니다.

 

30대가 되어서도 88만원 세대의 시련은 끝나지 않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들 중의 한 가지가 벼락거지라는 말입니다. 벼락거지는 단숨에 큰 부자가 됐다는 뜻을 가진 벼락부자와는 정반대 의미를 지닌 신조어입니다. 주택과 주식 등의 자산가격이 무섭도록 폭등한 까닭에 변변한 재산을 보유하지 못한 청년세대가 처한 상대적 빈곤의 골이 더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산시장에 진입해 부를 거머쥘 수 있는 기회가 처음부터 차단돼 있습니다. 저는 88만원 세대가 겪어온 고통과 좌절의 시간들을 목도하며 청년들의 가슴에 와 닿고 그들의 실제적 요구를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담론과 창구가 절실하게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그들에게 공감해주는 사람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인물도 너무나 적었습니다.

 

청년세대와 기성세대가 눈높이를 맞추고 호흡을 함께하는 공간인 청춘콘서트는 이러한 취지로 기획돼 닻을 올렸습니다. 이 청춘콘서트에는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청년들의 동반자이자 멘토 역할을 자임하면서 참여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호응과 지지를 받았던 사람이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였습니다. (②회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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