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지난해 건설공제조합이 회원사인 건설사 대신 협력업체에 지급한 하도급 대금 등 대위변제액이 2,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건설노조 광주전남지부가 21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사진은 이날 전남 장성 진원면의 아파트 건설 현장. 2025.3.21 (연합뉴스)
23일 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위변제액은 2,218억원으로, 전년(1,831억원)보다 387억원 늘어났다. 대위변제는 건설공제조합이 보증을 제공한 회원사인 종합건설사가 부도 등으로 협력사나 하도급사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조합이 이를 대신 갚아주고 나중에 회수하는 제도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원자재와 인건비 급등,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경영난을 겪거나 문을 닫는 건설사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건설공제조합의 대위변제액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은 건설공제조합의 재무상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건설공제조합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31억원으로, 전년(826억원) 대비 무려 72.0% 감소했다. 다만 보증수수료와 각종 임대 사업 등 부가 사업을 통한 영업수익은 지난해 총 3,858억원으로 전년(3,783억원)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공제조합의 대위변제 실적 [건설공제조합 제공]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건설 시장 자체가 수년간 침체하다 보니 종합건설사가 부실화하는 부분이 발생하고 있다"며 "조합은 이와 관련해 비상 대응체계를 세우고 별도의 TF를 만드는 등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들어 건설업계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시공 능력 평가 58위의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77년 업력의 삼부토건, 지방 대표 건설사인 대저건설, 제일건설, 대흥건설 등 여러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기업회생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