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방통위 의사정족수 3인 이상'을 골자로 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회 국무회의'를 주재, 개회 선언을 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를 검토하게 되어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며 재의요구 취지를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월 27일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바 있다.
이번 방통위법 개정안은 작년 8월에도 '헌법이 부여한 행정권을 중대하게 침해해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재의를 요구했으며, 당시 국회 재의결 결과 부결돼 폐기된 적이 있다.
그러나 국회는 정부가 지적한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 '방통위원 임명 간주 규정' 등 위헌성이 있는 조항을 추가로 담아 처리했다고 최 권한대행은 지적했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통위 회의는 3인 이상 출석으로 개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권한대행은 방통위가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방송통신 정책과 국민 보호에 필요한 일상적인 행정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과 같이 개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국회의 위원 추천 없이는 회의를 개회조차 할 수 없게 되어, 방통위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집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로 인해 방송사업자 허가, 위법행위 처분, 재난지역 수신료 면제 등 위원회의 기본적인 기능 수행이 불가능해져 그 피해가 국민과 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최 권한대행은 경고했다.
또한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의 의사 정족수를 전체 위원의 과반수 이상 등 엄격하게 법에 명시한 전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엄격한 개의 요건이 헌법이 정부에 부여한 행정권 중 방송통신 관련 기능을 국회 몫 위원 추천 여부에 따라 정지시킬 수 있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회가 추천한 후보를 30일 내에 임명하지 않을 경우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임명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해 '권력분립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권한대행은 "방통위법 개정안은 그 내용상 위헌성이 상당하고,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안정적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국회에 재의를 요청드린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