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제주도 한라산 주변 세복수초 자생지에서 올해 첫 개화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늦은 개화 시기다.
제주도 세복수초
제주의 대표적 봄 식물인 세복수초가 지속된 한파 영향으로 작년보다 개화가 늦어졌다. 통상 2월에서 4월 사이 개화하는 세복수초는 작년에는 1월 15일에 꽃을 피웠으나, 올해는 2월 14일에야 첫 개화가 확인됐다.
세복수초(Adonis multiflora Nishikawa & Koji)는 한반도 내륙과 제주, 일본을 잇는 지리적 중요성을 지닌 자생식물이다. 복수초와 비교해 꽃이 필 때 잎이 가늘고 길게 갈라지는 특징 때문에 '세(細)'라는 접두어가 붙었다.
이 식물은 한때 내륙에 자생하는 복수초, 개복수초와 혼동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지가 갈라지고 꽃받침조각이 5개로 꽃잎보다 폭이 좁으며, 열매가 공 모양에 가까운 독특한 특징으로 구분된다.
복수초류는 눈 속에서도 개화하는 특성으로 인해 '얼음새꽃' 또는 '설연화'라고도 불린다. 노란색 꽃이 무리 지어 피어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할 뿐 아니라, 항암 효과가 있어 약용자원으로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임은영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연구사는 "입춘이 지났음에도 한파가 지속되어 봄꽃의 개화가 늦어지고 있다"며 "제주의 귀중한 식물자원인 세복수초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자생지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