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경제 안정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하며,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경제 운영이 독립적으로 유지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한국은행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기자실 방문 중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을 지지하며 이를 통해 경제 안정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한국 경제가 정치적 위험에서 벗어나 튼튼하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헌법재판소의 국회 몫 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대통령과 총리가 탄핵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정치적 공백이 발생하면 정부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며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정치적 혼란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며, “한 번 낮아진 신용등급을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난하는 일부 국무위원들에 대해 “이런 비판은 국제사회에 한국 경제가 안정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된다”며 날 선 비판을 내놨다.

“최 권한대행의 결정은 우리 경제 운영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돼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신호를 해외에 보내는 중요한 조치”라며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이를 충분히 고민하고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현재 어떤 방향으로도 결정된 바 없다”며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소비 심리가 악화된 지표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소비 데이터가 심리 지표만큼 부진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 권한대행의 결정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관찰하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신년사에서도 “대내외 리스크와 경제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며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정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경제만큼은 정치적 프로세스와 분리돼 독립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여야와 정부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경제 안정과 국제적 신뢰 회복에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