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약 1시간 40분에 걸쳐 이어졌다. 회견에 앞서 약 20분간 대국민 메시지 발표를 제외하고 현안 자유 질의응답만 70분을 넘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국정 추진 계획부터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비교적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답변했다.
또 민생고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시작하는 등 시종일관 이전보다 몸을 낮춘 자세로 '소통'을 부각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회견은 취임 2주년 국민보고 형식의 모두발언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국민보고의 첫 문장을 '요즘 많이 힘드시죠?'라는 의문문으로 시작했고, '봄은 깊어 가는데,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라고 하는 등 평이하면서도 감성적 접근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의 국민보고는 집무실 책상에 앉은 채 20여분 간 이뤄졌다. 짙은 남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책상 앞면에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를 새긴 명패가 놓였다. 이 명패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윤 대통령에게 준 선물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보고에서 "저와 정부부터 바꾸겠다", "어떤 질책과 꾸짖음도 겸허한 마음으로 더 깊이 새겨듣겠다" 등 발언으로 몸을 낮췄다. 어조는 차분했고, 메시지를 발표하는 동안 정면을 응시했다.
윤 대통령은 본격적인 질의응답을 위해 브리핑룸에 도착하자마자 출입기자들에게 "질문 준비를 많이 하셨습니까. 오랜만에 하는 거니까 질문을 충분히 받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쏟아지는 질문들을 들으며 미소를 띠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진지한 어조로 여러 민감한 질문에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해 답변을 이어갔다.
질의응답에서 주제 제한은 없었다. 모든 기자가 시작 때부터 질문을 하려고 일제히 손을 들었고, 사회자인 김수경 대변인이 정치·외교안보·경제·사회 분야 순서로 시간을 분배해 진행했다.
브리핑룸에는 기자들과 대통령실 참모를 포함해 154석의 자리가 마련됐다. 공간적 제한으로 출입기자단에서 매체당 기자 1명이 입장했다.
의자만 배치되고 책상은 따로 두지 않아 입장한 기자들은 랩톱이나 태블릿을 가져가지 않았다.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주요 참모들이 모두 회견장에 배석했다. 취재진과 참모들로 브리핑룸은 꽉 찼으며, 마련된 자리에 모두 앉지 못해 뒤편에 선 참모들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브리핑룸으로 입장할 때 참석 기자들과 참모진은 일어서서 윤 대통령을 맞았다. 일부 기자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을 마치며 "지난 2년간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셔서 고맙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더 자주 만들어서 뵙겠다"고 인사한 뒤 단상에서 내려와 참석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