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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은 경기도지사 선거를 완주해야만 한다

  • 이현중 메시지 크리에이터
  • 등록 2022-05-15 03: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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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용석 후보는 가세연 팬들과의 의리를 지켜야

강용석은 세상을 어떻게 놀라게 했나


강용석이 하다못해 무라도 썰려면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를 무조건 끝까지 완주해야만 한다. (이미지 출처 : 강용석 변호사 페이스북)

강용석 변호사는 이제껏 남한의 인민대중을 세 차례 놀라게끔 만들었다. 명색이 서울대학교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까지 붙은 전도유망한 수재마저 저렇게 인생을 막가파식으로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한 번 놀라게 했고,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장장 20년에 걸쳐 쌓아온 악업을 그 10분의 1에 불과한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이뤄냄으로써 두 번 놀라게 했고, 재산이 무려 1백억 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정식으로 공개됨으로써 세 번 놀라게 했다.

 

강용석이 그에게는 지긋지긋한 주홍글씨처럼 따라붙는 저 악명 높은 아나운서 비하 발언만 하지 않았어도 그의 인생은 오늘날과는 완전히 180도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을 것이다. 「가로세로연구소」라는 일종의 ‘정치보도방’을 운영하는 업자로 변신하는 대신 원래 계획했던 대로 대한민국 주류사회의 선두주자로 승승장구하며 물밑에서는 어떻게 지낼지 몰라도 최소한 수면 위에서만은 아주 우아하고 격조 있는 사회생활을 해나갔으리라. 덕분에 그의 비교격 겸 안티테제는 김어준이 아닌 손석희 전 JTBC 사장으로 자리매김했을지 모른다. 확실한 건 꺾여서 망가진 강용석이 손석희 수준으로 올라가지는 못했어도 손석희를 강용석 본인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것이다.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는 법이다. 주류에서 마른하늘에 날벼락 격으로 밀려났다는 분노와 허탈감은 강용석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 나서도록 이끌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81억 5천만 원으로 신고가 된, 실제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100억 원을 훨씬 웃돌 강용석이 보유한 어마어마한 자산은 한국 주류사회의 눈높이에서는 복구불능 지경으로 철저히 파괴되고 황폐화된 강용석의 삶을 포근히 어루만져주는 위자료 성격을 띠고 있다. 문제는 그 어마어마한 액수의 위자료의 출처가 수많은 평범한 노인들이 먹고 싶은 것 먹지 않고, 쓰고 싶은 것 쓰지 않고, 심지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손녀들이 과자 사달라고 어리광부리는 것 억지로 뿌리치면서 아끼고 아껴서 모았을 돈이라는 데 있다.

 

그렇지만 강용석이 태극기 부대의 주축이기도 한 순진무구한 어르신들의 쌈짓돈을 노골적 협박이나 공공연한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로 뺏어내지는 않았을 터이므로 우리가 그의 능글맞은 영업활동과 뒤이은 악착같은 수금행위를 윤리적으로 비판할 수는 있을지언정 법률적으로 단죄할 순 없으리라.

 

강용석은 왜 완주해야만 하는가

 

하여 필자는 강용석이 이참에 세상을 네 번째로 놀라게 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놀라게 하느냐? 그가 무소속 후보자로 입후보한 경기도지사 선거를 투표일 당일까지 완주하는 거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진영에서는 강용석 변호사가 내심 알아서 중도에 후보직을 사퇴해주기를 기대하는 눈치이다. 그런데 강용석이 자발적으로 정치권 용어를 빌리자면 ‘드롭’을 한다고 해서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느낄 사람은 국민의힘 내부에 아무도 없다. 이건 그 누구보다도 강용석 스스로가 잘 아는 일이다.

 

만약 강용석 변호사가 레이스를 중간에 포기하면 강용석은 그에게 선거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을 순식간에 모금해줬을 만큼 하늘이 두 쪽 나도 그를 무조건 지지하고 응원해줄 가세연 팬들을 의리 없이 파렴치하게 배신하는 셈이 된다. 그들은 강용석이 나중에 더 큰 무대인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 지금보다도 더욱더 화끈하고 열광적으로 강용석을 물질적이고 재정적으로 후원해줄 이들이다.

 

더욱이 강용석과의 후보 단일화가 김은혜 후보에게 득표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김은혜와 강용석의 단일화가 성사되는 그 순간부터 김동연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세의 전 MBC 문화방송 기자를 경기도 정무부지사에,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연예부장을 경기문화원장에 각각 임명해주는 거래조건으로 강용석이 김은혜의 단일화 제안에 응했다는 식의 파상적 정치공세를 대대적으로 펼칠 게 분명하다.

 

김세의 정무부지사에 김용호 경기문화원장, 경기도지사 선거의 승패를 결정할 중도층 유권자표 깡그리 날려먹기에 딱 좋은 구도다.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가세연 삼총사를 구성해온 김세의 전 기자와 김용호 전 기자 모두 평판관리의 관점에서는 거의 최악의 인물인 탓이다.

 

내 맘대로 탈 수는 있어도, 내 맘대로 내릴 수는 없는 게 다름 아닌 호랑이 등이다. 선거는 그와 같은 호랑이 등짝의 대표적 사례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짜릿한 경험을 이미 해본 강용석이 이를 절대 모를 리 없다.

 

필자는 강용석에게 약간의 미세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 졸업생들 가운데 가장 출세하고 성공한 인사가 강용석 변호사인 연유에서다. 과거에는 가난한 집안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전형적인 변두리 동네의 초등학교였다. 서울 변두리 지역에서 초등학교를 나와 남들이 전부 선망하는 서울 법대에 진학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금배지까지 달았으면 엄청나고 기적적인 인간승리이다.


필자는 강용석이 그가 일궈낸 인간승리의 기억과 기운을 분연히 되살려 경기도지사 선거를 뚝심 반, 잇속 반으로 끝까지 완주해주기 바란다. 어차피 당선이 아니라 슈킹을 목적으로 출마한 선거 아닌가? 후보 자격을 길게 유지해가면 유지해갈수록 후원금도 더 두둑이 걷힐 테다. 반대로, 드롭하는 즉시 환불요구 빗발칠 돈들이다. 강용석의 무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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