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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취임축하 만찬에 불참해야

  • 이현중 메시지 크리에이터
  • 등록 2022-05-01 03: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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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정부는 너무 늦기 전에 기본적 정무감각을 체득하라

검수완박, 절묘한 화공인가 무모한 방화인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건희 여사는 두문불출해야만 한다. (사진 김건희 팬카페)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 이른바 검수완박 법률안이 토요일 야밤의 국회 본회의장에서 끝내 강행처리되었다. 필자는 법률 전문가가 아니다. 따라서 해당 법안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 시시콜콜 시비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허나 평범한 인민대중의 한 명으로서 받은 몇 가지 인상은 기탄없이 개진할 수가 있겠다.

 

첫째는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자가 일갈한 것처럼 야반도주하듯이 졸속으로 입법 작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전쟁에서 패배한 나라의 정부가 적군의 압수를 피해 국가 주요 기밀문서들을 황급히 소각하는 비참하고 볼썽사나운 추태와 진배없었다.

 

둘째는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힘을 빌려 자기 손에 콧물 묻히지 않고 시원하게 코를 풀었다는 것이다. 검수완박 법안의 최대 수혜자는 정치인들, 특히 여러 가지 음습한 범법행위들에 연루된 탓에 켕기는 구석이 많은 현역 국회의원들로 평가되고 있다. 그들은 헌법에 보장된 불체포 특권에 버금갈 믿음직한 도피처를 추가로 하나 더 득템했다고 하겠다.

 

셋째는 검수완박 법률안의 무리한 강행처리가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옹위하는 진영과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추종하는 세력이 마지막으로 힘을 합쳐 도모한 일일 것이란 점이다. 문 대통령과 이 전 지사를 며칠 후에 새롭게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강력히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되는 사정 드라이브에서 어떻게든 보호해야만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 이외에는 친문과 친명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만한 부분이 더불어민주당에는 이제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세상일이 어디 애당초 의도하고 계획한 바대로만 풀리던가? 더불어민주당이 본래 기획하고 기대한 방향으로 검수완박 법안이 술술 약발을 발휘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병법에 비유하자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은 일종의 화공작전이었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은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불지를 충분히 파악하지도, 상세하게 전망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상대의 전진부터 막는 게 우선이라며 갈대밭에 일단 무작정 불부터 지르고 봤다는 데 있다. 새빨간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무섭게 타오를 화마의 불길이 만에 하나 더불어민주당을 덮친다면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을 회심의 승부수로 띄웠던 패거리들에게는 그야말로 최후의 심판일이 따로 없다. 상대편의 공격 속도를 늦추고자 고육지계로 구사한 화공전술이 외려 아군의 본진만 홀랑 태우고 마는 천추의 자포자기성 방화범죄가 되고 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무운을 빈다.

 

이부진이 김건희를 영접하는 순간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이 어느 정치세력에게 이득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정확히 예측할 도리가 없다. 반면, 대통령 선거일 이후 지난 두 달의 시간이 어떤 이들에게 손해였는지를 필자는 명확히 단언할 수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 도중 탄핵당한 까닭에 투표일 다음날 곧바로 대통령에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처럼 대통령 인수위원회 활동 기간을 거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는 정치적 입지가 훨씬 나았을 게 분명하다. 대선 이후 2개월 동안 윤석열은 좋게 말하면 시간낭비로,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어이없는 본 헤드 플레이로 시종일관해왔다.

 

윤석열 당선인 본인 및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끊이지 않는 헛발질과 연이은 자책골 행진의 중심에는 서민적 감수성의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 서민적 감수성이 실종이야말로 작게는 한때 남한 진보진영의 기린아로 각광받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몰락시키고, 크게는 20년 장기집권을 자신하던 더불어민주당을 겨우 5년 만에 야당 신세로 내몬 핵심적 요소이자 결정적 원인이었다.

 

반칙과 특권에 단단히 중독돼 서민적 감수성을 상실하면 곧바로 내로남불에 빠지게 된다. 내로남불에 함몰되면 먹고살기 힘든 민중의 분노를 제대로 부채질하는 얄밉고 재수 없는 짓거리들만 골라서 하기 마련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렇게 얄밉고 재수 없는 짓거리들만 골라서 해온 인사들을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의 구성원으로 기를 쓰고 발탁하려 시도했다.

 

언론은 이들을 서울대 출신의 60대 남성을 뜻하는 ‘서육남’으로 명명했다. 이건 우리 사회에 족히 수만 명은 득시글거릴 서육남들에 대한 전폭적 모독일 뿐이다. 윤 당선인이 차기 정부의 장관 후보로 데려온 인물들 가운데 몇몇은 그냥 도둑놈 이상도 이하도 아닐 테기 때문이다.

 

이런 파렴치한 양심불량의 도둑놈들이 집에서 편하게 두 발 뻗고 잠잘 수 있게끔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악법 중의 악법이 더불어민주당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화적떼들이 노략질하듯 관철시킨 검수완박 법안이다. 이는 필자 개인만의 견해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고정 지지층을 제외한 남한의 대다수 힘없고 돈 없는 기층인민의 보편적 인식이고 공통된 감정이다.

 

그런데 인민들이 더불어민주당의 만행과 뻔뻔함에 분개할 틈을 윤석열 당선인과 그의 측근을 의미하는 윤핵관들은 좀처럼 허락하지 않아왔다. 이를테면 아무리 사전에 여야 합의로 관련 예산이 확보되었고, 비록 관례적으로 치러온 행사라 할지언정 국내 최고급 호텔의 으리으리한 만찬장을 요란하게 빌려서 당선인의 대통령 정식 취임을 축하하는 일은 일반 국민들로부터 욕먹기로 작정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치명적인 정치적 자해행위이리라. 취임 축하연을 화려하게 개최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정권이라면 그런 정권은 처음부터 아예 망조가 들었다고 하는 게 정답이다.

 

“한 병에 수십만 원짜리 프랑스제 고급 와인 수백 명 소비돼”

 

취임축하 만찬행사 이튿날 아침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친민주당 성향의 방송과 신문들은 아마 이와 같은 자막이나 제목이 큼지막하게 들어간 뉴스와 기사를 일제히 집중적으로 내보낼 게 확실하다. 회고하자면, 김대중 정부를 휘청거리게 만든 소위 옷로비 사건은 실체 없는 악의적 마녀사냥에 불과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IMF 관리체제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노구를 이끌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거리에는 실직자와 노숙자가 넘쳐나고, 아이들 돌잔치 반지 팔아 국민들이 금모으기 운동에 나선 와중에 고관대작의 부인들이 강남 한복판의 값비싼 옷가게들로 몰려다녔다는 사실은 민심을 이반시키기에 딱 좋은 사태였다.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쟁이 포개지며 민생경제가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생활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청년들의 만성적 취업난은 호전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필자 또한 집에 생활비 제때 정상적으로 가져다주지 못하는 고개 숙인 중년 가장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오성 호텔의 연회장을 통으로 빌려 대통령 취임 만찬을 진행하려는 윤석열 당선인 측의 발상이 솔직히 마뜩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이 판국에 대통령 취임식 만찬장에 화사하게 차려 입은 김건희 여사가 프리마돈나 같이 등장해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의 깍듯한 안내를 받으며 만면에 웃음을 한가득 띠고서 내로라하는 귀부인들과 샴페인 잔을 연신 부딪치면서 환담을 나누는 장면이 고스란히 텔레비전 생중계방송을 탄다고 가정해보시라. 검수완박 강행으로 궁지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에게 효과 만점의 정치공세를 펴며 국면전환을 모색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호재는 없을 것이다.

 

이부진 사장은 그의 모친인 홍라희 여사를 제치고 남조선을 대표하는 부르주아 귀부인의 실질적인 넘버원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부진 사장과 다정하게 어울리는 김건희 여사의 모습을 보며 윤석열 정부 역시 전임 문재인 정부 못잖은 특권층을 위한 특권층에 의한 특권층만의 정부임을 선명하게 재확인할 게 뻔하다.

 

서민적 감수성이 모자라면 최소한의 정무감각이나마 열심히 배우고 체득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은 서민적 감수성은 꽝이었으되 우호적 여론의 형성과 동원 과정에 요긴하고 필수적인 영악하고 동물적인 정무감각만은 본능적으로 구비했었다. 윤석열 정부는 서민적 감수성은 물론이고 약삭빠른 정무감각마저 절대적으로 결핍된 것으로 점점 더 드러나고 있다.

 

필자는 과거 민주화와 독재타도를 목청 높이 외쳤던 왕년의 학생운동권 스타들도 미처 체득하지 못한 서민적 감수성을 윤석열 정부 인사들이 갖춰줄 것은 아예 바라지조차 않는다. 단지, 새 대통령의 배우자, 곧 영부인이 삼성가 공주의 에스코트 아래 파티장을 구석구석 누비는 거북스러운 그림이 연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하는 기본적인 정무적 판단력만은 너무 늦기 전에 장착해주었으면 한다. 그게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거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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