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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정의를 구현하려 하면 망한다

  • 이현중 메시지 크리에이터
  • 등록 2022-04-23 0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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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 한동훈과 장관 한동훈은 어떻게 달라야 하나

한동훈과 오타니, 지구촌의 양대 괴물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려면 쥐 잡는 고양이에 자신을 빗대는 호기로운 행동을 이제는 멈추고 실무적 기능인으로 본인의 위상을 철저히 낮춰야만 한다. (사진 : 한동훈 페이스북)

“그래도 칙칙한 검사복은 일단 벗었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다음달 5월에 공식적으로 출범할 예정인 차기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필자가 느낀 생각이다. 검사 한동훈이 중간에 위압적 모양새의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앉아 피의자를 심문하고 조사하는 광경은 더 이상은 없을 것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주요 범죄의 혐의자들을 더는 수사하지 못하게끔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며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즉 이른바 ‘검수완박’을 편집증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내려갈 팀은 결국은 내려가듯이, 벌 받을 짓은 종국에는 벌을 받기 마련이다. 법이 있으니 죄가 있는 게 아니라, 죄가 있기에 법이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받고야 말 처벌의 공포에 사시나무 같이 떨며 혹시 누군가 갑자기 들이닥쳐 자기 집 현관문을 거칠게 두드리지나 않을지 밤마다 두꺼운 이불 속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지낼 더불어민주당 소속 몇몇 정치인들에게 그들이 학창 시절에 자주 들었을 격언을 조심스럽게 환기시켜주고 싶다.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

 

윤석열 정권 집권 기간 동안 단 하루도 마음 편히 두 발 쭉 펴고 잠자리에 들지 못하게 돼버린 황운하와 김용민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걱정해줄 책임은 필자의 몫이 아니므로 이 얘기는 이쯤에서 그치기로 하고, 만으로 20년 넘게 계속된 검사 생활을 마침내 청산하기에 이른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자의 바람직한 행보에 관한 논의로 다시 돌아가련다.

 

“자라면서 강남을 거의 벗어난 적이 없는 전형적인 부잣집 금수저이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친 경우가 없다.”

“학력고사 전국 수석이었다.”

“겨우 만 22세에 한국 사법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것도 성에 차지 않는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지에서 변호사 자격증마저 어렵지 않게 단박에 취득했다.”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에 다니며 작성한 학위 논문이 표절률 0퍼센트의 순도 높은 독창적 작품이었다.”

“처가는 법조계를 대표하는 명문가이고, 아내는 저 유명한 김앤장에서도 아주 잘 나가는 국제변호사이다.”

 

한동훈과 관련되어 인구에 회자되는 전설과 신화들이다. 필자 같은 평범한 인민대중은 이것들 중 단 하나도 이뤄내지 못할 업적과 쾌거를 한동훈는 그야말로 만화처럼 쑥쑥 성취해왔다. 현존하는 인류 가운데 한동훈에 버금갈 기적의 주인공이 있다면 투수로서는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마운드에서 뿌려대고, 공수가 교대돼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면 외야 관중석 상단으로 초대형 홈런을 연일 쏘아 올리며 투타 겸업의 이도류를 보여주는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의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 정도를 거명해야만 하리라. 한동훈이나 오타니나 한마디로 상식과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괴물들인 셈이다.

 

그럼에도 나는 한동훈을 법무부 장관 후보에 전격적으로 지명해 기어이 차기 정부에 합류시킨 윤석열 당선인도, 당선인의 입각 제안을 덜컥 수락한 한동훈도 그리 현명하지 않은 판단을 내렸다고 확신하고 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남한에서 제일 좋다는 대학의 제일 좋다는 학과에 입학하고, 제일 어렵다는 시험을 통과해 검사로서 잔뼈가 굵은 초엘리트들 중의 초엘리트이다. 그런데 엘리트와 현인이 전혀 다른 층위의 인물이듯, 머리회전이 빠른 것과 지혜롭다는 건 별개의 차원에 해당한다. 필자가 한동훈의 법무장관 기용이 어리석은 결정이었다고 단호히 지적하고 싶은 연유이다.

 

한동훈은 ‘기능직 장관’에만 철저히 머물러야

 

한동훈의 법무장관 지명은 이왕지사 엎질러진 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시키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으나 이는 누가 봐도 주제넘은 허장성세에 불과할 따름이다. 국회 청문회장에서 한동훈과 일대일로 맞닥뜨려 그를 머리로든, 명분으로든 제압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로서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탓이다.

 

이를테면 한동훈 후보자와 김남국 의원 또는 고민정 의원이 논리 싸움으로 격돌했다고 가정해보라. 이는 고민정과 김남국에게는 몹시 잔인한 처사일 게 분명하다. 그러니 오죽했으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한동훈의 인사청문회만은 무조건 비공개로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나섰겠는가? 청문회는 짧지만 쪽팔림은 길다는 사실을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한동훈이 직면할 진정한 검증의 시험대는 그가 청문회장에 국회 청문위원이랍시고 줄줄이 등장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톡톡히 망신 주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공인 한동훈에 대한 국민의 높은 도덕적 기대감과 생활인 한동훈이 여태껏 살아오면서 실제로 남겼을 자잘한 각종 궤적들, 예를 들면 납세 기록, 주소지 변경 이력, 재산변동 내역 등 간의 낙차와 괴리를 그가 어떻게 메우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한동훈의 영욕과 성패가 뚜렷이 엇갈릴 전망이다.

 

한동훈의 치명적 위기는 그가 검사로 근무했던 시기의 습관과 기질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서 범죄자를 추포해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과도한 의욕을 발휘할 때 본격적으로 싹트기 시작될 것이다.

 

검사에게는 죄인을 벌줄 합법적 권능과 자격이 보장ㆍ부여돼 있다. 검사 개인의 인격과 사람됨은 핵심과 관건이 아니다. 허나 내각의 구성원인 장관에게는 국민들의 자발적 동의와 납득을 적시에 이끌어낼 수 있는 도덕적 자원(Moral Resource)의 구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가 조직의 영문 명칭에 정의라는 거룩하고 창대한 단어가 들어가는 대한민국 법무부(Ministry of Justice) 장관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 자원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까닭에 조국 전 법무장관과 그 가족이 작금에 겪고 있는 시련과 비극은 잉태되었다.

 

그러므로 한동훈은 윤석열 당선인이 그의 발탁 사유로 제시한 바대로 외국의 사정과 동향에 정통한 영어 잘하는 법무부 장관 수준의 기능적 역할 수행에 만족해야만 한다. 본인이 직접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회정의를 구현하겠다는 무리한 소명의식은 철저히 포기해야 옳다. 그는 이제 남을 심판하는 자리에서 심판받는 자리로 그 위상과 신분이 근본적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의외로 지혜롭지 못하기 일쑤다. 머리로 남을 이기는 기술은 수없이 반복적으로 학습했어도, 가슴으로 타인에게 감동을 주는 방법은 미처 터득하지 못한 탓이다. 두뇌는 탁월하되 지혜는 꽝이었던 이유로 급격히 몰락해간 한국사회의 여러 내로라하는 기성 엘리트들이 밟았던 안타까운 전철을 한동훈 후보만은 부디 답습하지 말기를 충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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