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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김혜경 리스크, 수습이 안 된다

  • 이현중 메시지 크리에이터
  • 등록 2022-02-03 20: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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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무너진 게 문제다

바보야, 문제야 수비야 (Stupid, It's the Defense) 

 

이재명 후보는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공격수형 정치인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 김한주 기자)

공격력이 강한 팀은 초반 몇 경기를 이길 수 있다. 수비력이 강한 팀은 마지막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가 있다. 프로스포츠 세계의 오래된 불문율이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해태 타이거즈 구단이 한때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을 정점으로 이강철과 조계현 등이 버티고 있는 안정된 투수진을 구축한 데 있었다. 농구의 황제로 불리며 소속팀 시카고 불스를 무려 6차례나 미국 프로농구 NBA 왕좌에 올려놓은 마이클 조던은 위력적인 공격수이기 이전에 당대 최고 수준의 빼어난 수비수이기도 했다.

 

선거와 스포츠의 첫 번째 공통분모는 공방이 오간다는 점이다. 두 번째 공통분모는 수비, 즉 약점 관리를 잘하는 쪽이 승리한다는 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검증된 공격수이다. 4050 세대 중장년 남성들이 주축을 이룬 그의 핵심 지지층은 이재명이 정적들을 겨냥해 내뱉는 사이다 같은 독설에 신나게 열광해왔다. 이재명은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여주기를 바라는 지지층의 기대에 화답하듯이 매서운 입담으로 경쟁자들은 물론이고 그 주변 인물들마저 매번 궁지에 몰아넣기 일쑤였다.

 

그러나 전쟁에서든, 선거에서든, 운동경기에서든 전력이 한계에 다다른 ‘공세종말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공세종말점을 넘어서 맹목적으로 전진을 계속하면 아군의 측면이 노출되면서 적군에서 치명적 되치기를 당하기 쉽다.

 

히틀러의 독일군도, 일본군 대본영도 공세종말점을 한참 지나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서 ‘닥치고 공격’ 전략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였다가 스탈린그라드와 과달카날에서의 무리한 소모전 끝에 대역전패의 빌미를 적군인 연합군에게 각각 제공하고 말았다. 일본군도, 독일군도 수비는 무모하리만큼 등한시한 채 공격에만 치중했다가 수십만 명의 병사들을 전자는 차가운 눈밭에서, 후자는 뜨거운 밀림 속에서 불귀의 객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재명의 공세종말점은 어디였을까? 이재명의 대표적 추종세력이자 충성집단일 현재의 MBC 문화방송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적인 전화통화 내용이 불법으로 도청된 것과 다름없는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공중파 방송으로 천연덕스럽게 틀어댄 사건이 더불어민주당의 확실한 공세종말점이었다. 김건희를 향한 MBC의 막가파식의 음해와 비방은 더불어민주당을 스탈린그라드에서 포위ㆍ궤멸된 독일 육군이나, 과달카날 섬에서 고립돼 전멸한 일본 해군의 육전대 꼴로 전락시켜버렸다.


김혜경 여사, 경기 시작하자마자 다운돼

 

배우자 문제는 제20 대선에서 이재명에게 공세에서 수세로의 전환을 강요한 결정적 분기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선캠프와 친민주당 성향의 언론매체들은 모든 공격력을 기울여 김건희 여사에게 무지막지한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그래서 얻은 결과물이 뭐냐? 김건희가 맹랑하면서도 똘기 넘치는 여성이기는 하되, 빗자루를 타고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까지는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김건희의 시간’이 시나브로 마무리되자 곧바로 ‘김혜경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김혜경의 시간의 주인공이자 희생양일 김혜경 여사는 단 며칠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모양새이다. 남편인 이재명 후보가 그동안 상대를 공격할 경우에 요긴하게 써먹었던 논리들의 부메랑을 김혜경 여사가 고스란히 맞고 있는 탓이다.

 

이재명 후보에게 특히나 뼈아픈 부분은 그가 과거에 최순실 씨를 맹공하며 톡톡히 재미를 봤던 요소들, 이를테면 ‘갑질’ ‘비선’ ‘공권력 사유화’ 같은 용어들이 마침내 부메랑이 되어 김혜경 여사에게 인정사정없이 날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김혜경 여사가 김건희 여사처럼 직접 육성으로 등장하는 7시간 녹취록은커녕 경기도 7급 정규직 공무원과 5급 별정직 공무원 간에 오고간 이야기만으로도 김혜경에 더해 부군인 이재명까지 덩달아 거의 그로기 상태에 빠지고 만 것이다.

 

과연 이재명이 작금의 난국에서 무사히 탈출할 방법이 있을까? 한 가지 비책이 있기는 하다. 중국 축구팬들이 자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베트남 대표팀과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참패한 데 분노해 집에 설치된 대형 텔레비전을 홧김에 때려 부순 것처럼 이재명 후보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위시한 친이재명 스피커들을 마구 부숴버리면 된다. 친이재명 스피커들은 김건희만 잡으면 선거 끝난다는 착각에 빠져 김건희 여사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물어뜯었기 때문이다. 그 무서운 후과를 김혜경 여사가 그대로 치르는 중이다.

 

결자해지라 했다. 김혜경의 시련이 종식될 유일한 방도는 김건희의 시련이 선제적으로 종식되는 것이다. 상대방 후보자의 배우자를 치사하고 비열하게 인질로 붙잡는 잔인무도한 정치테러는 어차피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방아쇠를 당긴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무도하고 파렴치한 인질극을 끝내지 않으면 남은 한 달 여의 대선기간은 김혜경 조리돌림으로 시종일관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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