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신라젠 소액주주들, 주식 매매 재개 촉구··· "정치 도구화에 피해는 개인투자자가"

  • 이상철 기자
  • 등록 2020-07-31 17:22:49
기사수정
  • 지난 5월 한국거래소, BW 발행 중 발생한 배임 혐의 등으로 주식 거래 정지
  • 8월 7일까지 상장폐지·주식 매매 재개 여부 등 결론
  • 대주주였던 이철 전 대표, 검언 유착 의혹 제기··· “정치 세력들, 신라젠 정치 도구화"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신라젠 17만 주주들의 호소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문수 기자)

지난 5월 거래 정지된 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이 청와대를 찾아 “최소한 주식 매매를 재개해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31일 오후 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거래소의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과 동문서답 언론플레이에 신라젠에 투자한 17만 개인 투자자, 그들의 가족 등 70만 국민들은 생존의 갈림길에 직면했다”며, “최소한 주식 매매를 재개해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찰의 철저한 통제하에 진행됐다. 신라젠 피해자들은 인근에서 대기하다가 오후 1시에 5~7명씩 청와대 앞 분수대로 이동했다.

 

종로경찰서는 방송을 통해 “해당 지역은 감염병예방법상 집회 및 모임 금지 지역”이라며, “순수한 기자회견으로 진행되길 바라고, 불법 시위로 변절될 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거래소, 상장허가 내주고 상장 전 문제로 거래정지··· 스스로 절차 정면 부인"

 이날 기자회견은 경찰의 철저한 통제하에 진행됐다. 신라젠 피해자들은 인근에서 대기하다가 오후 1시 5~7명씩 청와대 앞 분수대로 이동했다. (사진=정문수 기자)

 신라젠은 2016년 12월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한국거래소는 신라젠 상장 2년 9개월 전인 2014년 3월에 발생한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과정 중 발생한 배임 혐의 등을 이유로 지난 5월 신라젠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문 전 대표는 2014년 자기자본 없이 350억 원 상당의 신라젠 BW를 인수해 1918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5월 구속됐다. 이어 6월 15일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했다.

 

거래소는 지난달 19일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대상기업의 상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는 절차다. 8월 7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폐지, 주식 매매 재개 여부 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에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정부와 청와대에 신라젠 주식거래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24일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 앞으로 면담요청서를 발송했고,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과 면담도 진행했다.

 

이성호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증권거래소 상장 규정 제32조 제1항을 들며 “상정 전 3개년도 재무제표 파악과 외부감사인의 적정의견 확인 후 심사와 상장허가라는 절차를 스스로 정면 부인하고 배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장허가를 내주고 이후 상장 전의 문제로 거래정지 조치한다면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신뢰하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은 어떠한 기준으로 투자를 해야할 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치 세력들이 신라젠 정치 도구화하여 이익 추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제기한 검언 유착 의혹 수사에 대검찰청 지휘부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이 대립하자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다. 사진은 추 장관이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대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제기한 검언 유착 의혹 수사에 대검찰청 지휘부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이 대립하자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다. 사진은 추 장관이 2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대희 기자)

 

한편 이 대표는 “정치 세력들이 신라젠을 정치 도구화하여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개인 투자자들이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신라젠은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대주주였던 회사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는 2015년 신라젠 부산대병원 연구소 개소식에서 축사를 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공모해 이 전 대표를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검사장 수사 과정에서 대검찰청 지휘부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의 의견 대립이 발생했고, 이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하게 하라’는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한 검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24일 법조계·학계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말 것”을 권고했지만, 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 중단 권고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성호 대표는 “신라젠은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정치도구화 되었으며, 심지어 정부와 모든 정치인들은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신라젠을 제 자리로 돌려야만 정치와 관련없고 힘없는 국민들이 정상적인 경제 활동과 책임을 다하고,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결단만이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재용 '부당합병·회계부정' 무죄 확정…4년 10개월 재판 끝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10개월 만에 무죄를 확정받았다.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1·2심과 같은 무죄 판결을 내리고 검찰의 상고를 기...
  2. 온라인 플랫폼이 불러온 자영업 양극화…“성장잠재력 있는 곳에 금융 집중해야”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이 자영업자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 속에, 정부의 자영업 금융지원이 성장잠재력이 큰 업체에 집중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정희완 한국은행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은 1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온라인 플랫폼 성장은 자영업 경영성과의 격차를 .
  3. 김민석 총리 "제2의 IMF급 경제위기, 범국가적 에너지 모아야" 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경주에서 열린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개회식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제2의 IMF`에 비유하며 구조적·복합적 위기 극복을 위한 범국가적 에너지 결집을 강조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오후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개최된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개회식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강한 ...
  4. KB부동산, LH청약전용관 서비스 선보여 KB국민은행(은행장 이환주)은 부동산 종합 플랫폼 ‘KB부동산’에서 공공 청약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LH청약전용관’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번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KB국민은행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업무협약(MOU)을 기반으로 민간 플랫폼 중에서는 최초로 LH분양주택의 청약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LH청약전용관’은 청약 ...
  5. 올해 2분기 부패·공익신고자 44명에 6억5천만 원 보상금 지급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올해 2분기 동안 부패 및 공익침해행위를 신고한 44명에게 총 6억 5천만 원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의 신고를 통해 공공기관이 회복 결정한 수입은 약 65억 원에 달한다.분야별로는 ▴연구개발 1억 9천만 원(28.4%) ▴의료 1억 7천만 원(26.2%) ▴산업 1억 4천만 원(21.7%) 등 세 분야가 전체 보.
  6. 배우 박보검, 2025 한국 관광 명예홍보대사 위촉…‘출구 없는 매력’ 알린다 ‘출구 없는 매력의 한국 관광’을 알릴 새로운 얼굴로 배우 박보검이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7월 29일 ‘2025 한국 관광 명예홍보대사’로 박보검을 공식 위촉하고, 글로벌 홍보 캠페인 ‘네버 엔딩 코리아(Never Ending Korea)’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문체부는 24일, 한국 관광 홍보 유튜브 채널 ‘I...
  7. 美 25% 상호관세 D-7… 정부, 막판 총력전 속 '윈-윈' 해법 찾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정부는 8월 1일 전 협상 타결을 목표로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도 한국과의 협상 상황을 "생산적"이라고 평가하며 계속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양국이 조만간 합의점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