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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금융 터닝포인트②]저축하고, 투자하고…팔방미인 ‘잔돈’의 재발견

  • 이신영 기자
  • 등록 2019-12-31 15: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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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지난 10일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카카토뱅크저금통서비스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종혁 기자) 지금까지 ‘금융’은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지며, 보통사람으로 하여금 ‘문턱이 높고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편견이 ‘와장창’ 깨졌다. 1만원 소액권도 ‘투자’의 단위로 당당히 자리매김 했고, 지폐가 아닌 ‘동전’에도 어마어마한 ‘이자’가 붙었다. 


특정 계층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투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준 소액 ‘재테크’ 환경이 갖춰지면서, 그렇게 사람들은 금융에 빠져들었다. 소액의 자투리 돈에 저축, 투자 등으로 숨을 불어넣은 일명 ‘평범한 사람들의 재테크’다. 

 

‘잔돈’도 모으면 커진다, 재미도 있다!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 후 기자도 잔돈을 모았고 홍삼을 살 정도로 모였다.
출범 당시 라이언, 무지, 프로도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입힌 ‘체크카드’로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일 재미와 고금리를 더한 ‘카카오뱅크저금통’을 출시하며 다시 한 번 인기를 예고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경쓰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자동으로 소액을 저축할 수 있는 편리성과 금액에 따라 변화하는 아이템을 확인하는 즐거움을 갖춘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카카오뱅크저금통’은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에 있는 1원 이상~1,000원 미만 ‘잔돈’에 고금리를 더하는 ‘소액 저축 상품’이다. ‘동전 모으기’ 선택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자정을 기준 ‘잔돈’이 다음날 자동이체 되는데 연 2.00%(10일 기준)의 금리가 적용된다.


매력은 또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동전을 모아봤던 실물 저금통의 특징을 재해석해 ‘재미’를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저금통’은 설레는 마음으로 빨간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넣었던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쌓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인 10만원은, 실물 돼지저금통이 동전으로 가득 채워졌을 때 기대하는 금액이 반영된 결과다. 쌓인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넣으면 총액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더해 저금통을 형광등 빛에 비춰 얼마나 모았는지를 가늠해보던 그 시절을 소환하기 위해 매달 5일 저축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엿보기' 기능을 탑재하기도 했다. 저금통에 쌓인 금액은 전액 출금만 가능하다는 것 역시 실물 저금통의 특징을 고스란히 옮겨놨다. 

 

이미 잔돈에 ‘고금리’를 부여하는 서비스는 불패 신화를 쓰고 있다. 지난 2018년 모바일 앱 ‘웰뱅(웰컴디지털뱅크)’를 선보인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6일 100만 다운로드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는데, ‘잔돈모아올림적금’도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잔돈모아올림적금’은 입출금계좌에서 천 원 미만, 만 원 미만의 잔돈을 ‘잔돈적립’으로 등록하면 만기시 ‘만기올림’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만기시 수령액 끝자리가 ‘1원’이라면 이를 1만원으로 올려주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결제시 1,000원 마먼 잔돈저축 기능을 탑재한 ‘토스플레이트카드’도 출시 첫 주에만 30만 장 이상의 카드 발급 신청 건수를 기록한 바 있다. 

 

‘잔돈’도 투자가 된다, 심지어 다양하다!


미술품 공동소유 플랫폼사인 ‘아트투게더’에서는 만 원 한 장이면 유명작가의 그림을 소유할 수 있어 소액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아트투게더 제공)1만원짜리 한 장은 유명 작가가 그린 작품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실제로 미술품 공동소유 플랫폼사인 ‘아트투게더’에서는 만 원 한 장이면 유명작가의 그림을 소유할 수 있어 소액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아트투게더 이승현 대표이사는 “미술품 전문 수집가가 아닌 일반인도 소액으로 아트투게더 플랫폼을 통해 1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해 작품의 소유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트투게더’는 지난 6월부터 ‘핀크’와 함께 국내·외 유명작가의 미술 작품을 소유할 수 있는 ‘아트투자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데미안허스트, 줄리안오피, 마리킴, 두민 작가 등의 펀딩을 진행한 바 있고, 지난 2일에는 이우환 화백의 대표작 ‘점으로부터(From Point)’와 ‘대화(Dialogue)’의 공동구매를 오픈하고, 펀딩 진행 중이다. 


이 화백은 유명 작가로,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작품 '동풍(East Winds)'이 약 20억6,000여원에 낙찰된 전력이 있을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가격이 비싸 웬만한 자산가가 아니면 작품을 살 수 없지만 예술작품을 지분으로 구매하는 ‘아트테크’ 방식으로 다수의 참여자가 미술 작품을 공동으로 구매한 것이다.

 

핀테크사 간 협업을 통해 ‘잔돈 투자’가 이뤄지기도 한다.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곳은 ‘데일리펀딩’이다. 지난 10월 ‘데일리펀딩’은 ‘티클’과 MOU를 체결하고, ‘잔돈P2P투자’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1,000원 미만의 잔돈을 부동산, 기업매출채권 등 P2P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 론칭을 위해서다. 


‘티클’에서는 이미 모바일 앱과 카드를 연동해 결제시 1,000원 미만의 잔돈을 모아 자동으로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저축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타 ‘P2P’사도 최소투자금액을 대거 낮추는 방식으로 보통사람들의 ‘소액투자’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렌딧’과 ‘8퍼센트’의 경우 최소투자금액이 5,000원으로,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 9월부터 ‘레이니스트’와 제휴를 맺고 자산관리 앱 ‘뱅크샐러드’에서 자사의 P2P금융 투자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어니스트펀드’의 최소투자금액 역시 1만원으로, 소액이다. 

 

대형 금융사 역시 소액투자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9월 그룹 통합 모바일 플랫폼 ‘신한플러스’를 통해 일상 지출 내역을 활용한 ‘자동 소액투자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카드의 카드 이용 내역을 연계해 약정 방식에 따라 자동으로 신한은행에서 판매하는 국내펀드에 투자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 측은 ‘이때 각 사용자의 실제 카드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소액투자 시뮬레이션이 제공되어 나에게 딱 맞는 규칙을 투자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투자 약정방식은 건당 투자금액을 약정, 카드 결제 이용 횟수에 따라 다음날 펀드에 입금되는 ‘정액투자’ 혹은 1,000원 또는 10,000원 단위로 설정 후 자투리 설정금액 대비 결제금액과의 차액이 펀드에 입금되는 방식인 ‘자투리투자’ 중 선택이 가능하다. 

 

이러한 다양한 잔돈금융 서비스 등장에 대해 전문가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는데 기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재무상담을 통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돕는 ‘희망만드는사람들’의 김희철 대표이사는 “최근 재미를 더한 잔돈금융 상품들이 많이 등장했다”며 “잔돈으로 할 수 있는 투자, 잔돈을 활용한 이벤트가 접목된 저축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은 상품 선택보다는 돈에 대한 철학과 습관이 중요한데 잔돈금융 상품은 이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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